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사회학자이자 칼럼니스트, 소설가인 송호근 교수(한림대 도헌학술원 원장·석좌교수)가 18일 서종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열린 ‘2025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에서 ‘광장의 언어-칼럼과 35년, 인생 기행’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학을 넘나드는 넓은 안목과 정교한 분석으로 국내외에 이름난 송 교수는 자신의 인문학적 시선과 기질의 발견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초·중·고 시절 헌책방 순례, 대학 시절 김윤식, 김현, 황지우, 이성복, 황동규, 정현종 등 문인들과의 교류, 그리고 학보사 기자 활동이 자신의 문(文)의 기질과 지(知)적 기질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그의 감성적 문의 기질은 이후 이성적인 학문의 세계로 나가 자질로 발화됐고, 35년간 사회학자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시민정치의 시대』, 『21세기 한국 지성의 몰락』, 『세계화와 복지국가』, 『한국 사회 이해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인민의 탄생』·『시민의 탄생』·『국민의 탄생』 3부작 외 다수의 저서와 칼럼을 이어갔다.
송 교수는 50대 중반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정체성 문제에 직면하며 느꼈던 회의감을 고백했다. 당시 죽음, 일, 취미를 되돌아보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운명을 담은 50대 인생 보고서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이후 인민, 시민, 국민의 전형적 인물들이 점차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들의 삶에 깊이 다가가기 위해 소설을 집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첫 장편소설 『강화도』로 2017년 제10회 이병주국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다시, 빛 속으로』, 『꽃이 문득 말을 걸었다』, 『연해주』 등을 출간했고, 2024년에는 지훈학술상을 수상했다.
강연 후에는 김종회 소나기마을 촌장과 대담 및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자찬묘비명’에 관한 질문에 대해 송 교수는 조선 후기 영의정 이유원과 19세기 문인 남종현의 묘비명을 예로 들며 “나는 아직 자찬묘비명을 못 쓸 것 같아 반성 중”이라면서도, “칠십을 앞둔 나는 여전히 칼럼을 쓰고, 연구 주제를 찾아 헛되이 헤매고, 세상 일을 나의 일로 착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강연에는 지역주민과 문인, 독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앞으로 조지은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이수정 재미 작가, 김진명 소설가, 고려대 시인이자 예술원 회원인 최동호 교수, 김민식 전 MBC PD, 소나기마을 홍보대사 강성진·이현영 부부 콘서트, 개그맨 김종석 방송인의 강연 등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