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칼럼」 지자체 브리핑 or 기자회견 할 말 없게 만드는 일부 몰지각한 질문 사절

이미 브리핑에서 나온 내용 다시 질문하며 남의 시간 빼앗는 행위 사절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건강은 어떠십니까? 개인적인 질문 근절
질문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 정작 주요 질문은 몇 없는 질의 시간 반절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여러 지자체 혹은 여러 지자체 관련 기관 등에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은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글쓴이도 이런저런 브리핑 또는 기자회견에 참석하느라 아주 바쁜 일상을 보내곤 한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어디를 가도 항상 마지막에는 언론인들의 질의 시간으로 이어지는데 정확한 요지를 알고 질문을 하는 언론이 있는 반면에 정확한 요지를 모르고 그저 얼굴을 알리고자 질문권을 달라는 일부 언론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난 16일 어느 지자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댄스대회 최초 개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춤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아! 이게 무슨 대회구나 하는 걸 인지할 수 있는 퍼포먼스와 함께 젊은 운영진들로 구성된 대회 관계자들의 기자회견 진행 수준은 꽤나 준수한 편에 속했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 언론의 질의에서 참석한 한 방송 언론의 “출전팀이 총 몇 팀”인가라는 질문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유인즉슨 앞서 대회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에서 이미 대회 관계자가 해외 팀은 몇 팀, 국내 팀은 몇 팀이란 설명을 나누어준 자료와 함께 자세한 설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전하는 그를 보며 “대체 지금까지 뭘 들었을까?”라는 의혹만이 깊어진다.

 

비단 일부 언론의 요지(要旨)가 빠진 질의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17일 한 지자체에서 진행한 지역 사업 관련 브리핑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거의 1시간 언론의 질의로 이어진 탓이다. 물론 언론들의 명함을 무작위로 뽑아서 질문의 기회를 주는 의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주요 핵심을 파악한 질문도 나왔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도 나왔다. 문제는 이후 계속 비슷한 질문을 하는 언론, 그리고 비슷한 대답을 전하는 브리핑 당사자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딱히 누구라 지적하기가 민망하다. 브리핑 주최 측에서 나누어준 브리핑 자료에 조금씩 덧붙이며 읽어주는 수준의 진행을 포함해 브리핑 자료에 다 나와 있음에도 비슷한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는 인사들 행여 나에게 질문의 기회를 주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현장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에 반해 한 지자체는 기자회견이나 브리핑 전 오늘의 주제와 관련된 질의를 부탁하며 이와 관련 없는 질문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한다. 서로의 소중한 시간 그 시간의 낭비를 조금이라도 막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참석한 대부분 언론은 내가 가야 할 브리핑과 기자회견의 주제를 숙지하고 그 주제가 안고 있는 장단점 등을 미리 파악해 질문지를 준비한다. 각자 자기 언론의 수준을 높이거나 혹은 낮추는 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의미 없는 질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항상 “내가 오래전부터 당신을 잘 알고 친분도 있는데”부터 “같은 학교 출신인데”를 들먹이고 “같은 동네 사는데” 또는 “동향 사람인데” 등등 지극히 과시적인 어이없는 질문을 뱉어내는 인사들 또 그걸 받아주는 주최 측 인사들의 행태를 보면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 참석한 언론의 얼굴은 그저 빨갛게 달궈질 뿐이다.

 

특히 주제에서 많이 벗어난 질문을 자랑하듯 쏟아내는 일부 언론들, 지극히 개인적인 사담을 늘어놓는 일부 언론인들에게 정말 궁금한 점이 있다면 해당 부서 방문 안내를 하던, 아니면 개인 면담을 신청하는 기회를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것도 한 가지 방편의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물론 글쓴이도 이에 해당하는지 모른다. 아직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망각하는 순간 뻔뻔함에 물들기 때문이다. 주로 경기도에서 활동하면서 주변에 정말 열심히 취재하는 선후배님들을 볼 때 그간 내가 지나쳤던 순간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떠한 결례를 범하지 않았을까? 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되뇌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 내 살아가는 지금은 약간의 호의보다는 가차 없는 적의를 드러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본적인 예의나 기본적인 도덕성이 경제력과 권력의 맛을 들이며 서서히 잊혀가기 때문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축제 및 각종 행사가 즐비해 어디를 가야 하나? 라는 고민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오르는 요즘 정말 힘든 시기를 맞이한 지방언론들 각자의 개성이 중시되는 현세(現世)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료 언론들 곧 다가올 추석 명절에 각종 제보와 취재 일정 등 정말 쉬운 일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의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쓸데없는 질의와 답변은 이제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들어본다.

 

마지막으로 다 그러할지 만무하고 설령 질문을 한 언론이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었음에도 그와 관련한 기사는 한 줄 나오지 않는 건 무슨 연유에서 비롯되었는지 묻고 싶다. 차라리 질문을 하지 않는 게 더 바람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봐야 할지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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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성 대표기자

진실에 접근시 용맹하게 전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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