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양시 수암천 철거민들의 죽음 누구의 책임인가?

4월 4일 4지로 내몰린 마지막 강제집행에 철거민은 이미 죽었다! 아니 죽고싶다!
은밀한 행정대집행!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안양시 경찰, 법원 집행관, 시민옴브즈만, 공무원까지 팔짱 낀 채 참관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안양역 수암천 하천정비 및 공원 조성사업이라는 명목하에 벌어진 마지막 행정대집행(강제철거집행)이 4일 오전 안양역 앞에서 조용히 은밀하게 자행됐다.

 

철거민의 거센 항의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은밀히 진행된 이번 집행을 끝으로 이제 더 이상 철거민의 자취는 찾을 수 없게 됐고 방해물이 모두 제거된 상황에서 안양시가 그토록 열망하던 수암천 3만 톤 저류조 조성과 함께 그 지역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만 남았다.

 

안양시는 안양역 앞 상업지구 토지를 강제 수용해 3만 톤 저류조를 설치한다. 홍수 조절을 위한 건지 수암천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선지는 만들어 봐야 알겠지만, 안양시 시민단체들은 수년 전부터 이미 여러 차례 반대 시위와 함께 도시재생을 빙자한 주민 내쫓기 공익사업 중단을 요구했었다.

 

 

그러한 투쟁도 안양시 공권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 채 한평생 이 땅에서 살며, 이 땅에서 추억을 간직한 마지막 철거민을 가차 없이 거리로 내몬 안양시가 군사정권 시절 시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민 군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수암천 마지막 철거민 B씨의 주장이다.

 

지난 2023년 11월 9일 강제집행으로 터전을 잃은 A씨는 “나는 이미 마음이 죽었다”며, “어머니가 심은 나무라도 가져왔으면 했는데”라고 이미 나무뿌리까지 뽑혀 엉망이 된 집터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시리게 만들었다.

 

마지막 강제집행을 당한 철거민 B씨는 “나는 걸어서 나오지 않겠다. 차라리 죽어서 나오겠다”며, 발걸음을 다시 집행 현장으로 돌리려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그만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세상이 무섭다. 아침에 장을 보러 나온 게 끝이 됐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죽고싶다”라고 울부짖었고 1시간 전 집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며, 머리에 난 상처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번 마지막 강제집행 역시 두 명 노부부의 진입을 제지하기 위해 아침 8시경 은밀히 4~50명의 강제 철거반이 동원됐고, 안양시 시민옴브즈만, 경찰 정보과, 안양시 공무원, 철거업체, 운반업체, 법원 관계자 등이 참관한 상태로 현장 진입을 철저히 차단한 채 피 흘리는 철거민을 뒤로하고 득의양양 물건을 운반하며, 건물을 봉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저희도 강제집행 한다는 연락을 늦게 받았고 소문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주의가 있어 좀 늦게 왔다”며, “철거민이 어떻게 다쳤는지 모른다" 라고 말했다. 집행에 참가했던 한 용역은 이미 동영상을 확보했다. 아마도 자해를 한 것이 의심된다”라고 언급하며, 마치 ‘철거민의 자작’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특히 취재진은 법원이 안양시에 강제집행 연락을 통해 “절대 새어 나가면, 안된다고 말했다”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오후 5시 40분쯤 사무실과 휴대전화로 안양시 담당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의 중이라 통화가 어려우니 끝나고 전화를 드리겠다”며, 전화를 대신 받은 직원의 말을 끝으로 그 어떠한 연락도 받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회 김철현(안양2) 도의원은 “공공개발이라는 게 필요하기는 하지만, 부모님 때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터전을 충분한 설명 없이 합의 없이 강제로 철거되는 부분은 마음이 아프다”며, “어떤 과정인지 속내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사업으로 인해 다수에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겠지만, 여기서 피해를 보는 시민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득은 물론 다른 곳에 이주해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보장은 마련해야 하고 공감을 해야한다”라고 어필했다.

 

이어 “안양시에서 작년에 강제집행 예산을 세울 때도 의원들과 합의한 것은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고 해서 비용을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만 세우면 끝이다! 라는 생각이 잘못이라 생각한다. 봉변을 당하더라도 현장에 와서 주민을 위해 설명과 설득을 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원스퀘어 철거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던 수암천 하천정비 및 공원 조성사업은 머리위로 떠다니는 중장비부터 시민이 지나다니는 인도 위 무분별한 석면철거, 인도를 차지한 철거 물품으로 아슬아슬 차도로 다니는 시민들, 작업자들만 마스크 쓰고 있으면 문제 되지 않는다는 행정부, 오직 철거에만 몰두한 채 철거주민의 아픔은 무시하는 안양시가 시민들에게 과연 어떤 해답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다 놓고 죽고 싶다는 철거민 B씨는 “내가 장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 거래 내역 등도 모두 전산처리로 컴퓨터에 있다. 컴퓨터도 거래 물품도 확인해 볼 틈도 없이 모두 다 쓸어갔다. 500년 동안 살아온 터전을 잃은 것도 슬프지만, 65년 넘도록 고생해서 일궈온 삶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라며, 눈물을 흘렸고 “내가 죽음으로 이 사실을 알리겠다. 안되면 분신이라도 하겠다. 죽음으로 이 억울함을 알리고 싶다”라고 대성통곡을 했다.

 

한편, 강제집행에 따라 보관창고로 옮겨진 물건들에 대해 철거민과 안양시 사이에 또 다른 분쟁이 불거질 우려가 있어 안양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필요한 상황이며,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안양시의 진정한 주인은 시민이다. 더 이상 이러한 강제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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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성 대표기자

진실에 접근시 용맹하게 전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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