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자리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왜 그 사람인가’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형형색색 현수막은 내려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리’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누가 어디로 가는지, 어느 기관에 누가 들어가는지, 누구와 가까운 사람인지. 선거가 끝나도 이런 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경기도 오산시도 예외는 아니다. 오산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15일 조용호 시장과 민주당 소속 김종욱 의장을 겨냥해 ‘일당 독주’와 ‘돌려막기 보은인사’를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산문화원 사무국장 인사가 놓였다. 국민의힘은 앞서 오산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던 A씨가 이번에는 문화원 사무국장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원 사무국장으로서 필요한 전문성과 자격, 선정 과정부터 공개하라는 요구다.
민주당은 곧바로 반격했다. 법령과 자치법규에 따른 인사인데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돌려막기’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정치공세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선 8기 산하기관 인사 논란을 다시 꺼냈다.
이쯤 되면 지방정치의 단골 메뉴가 완성된다. “당신들 인사가 문제다” “무슨 소리냐. 당신들 때는 더했다” 현재의 인사를 묻던 질문이 어느새 과거 정권 성적표로 바뀐다.
참 편리한 싸움이다. 그런데 시민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래서, 왜 그 사람인가?···
선거를 함께 치렀다고 무조건 보은인사는 아니다. 능력이 있다면 측근도 기용할 수 있다. 반대로 공모와 심사를 거쳤다고 해서 그 인사가 저절로 좋은 인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사람을 둘러싼 친분보다 그 자리에 필요한 능력과 경력이 먼저다.
국민의힘의 주장도 여기서부터 검증돼야 한다. 시장과의 친분이나 선거 인연만으로 ‘보은인사’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의혹은 아직 의혹이다.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오산시와 민주당 역시 다를 게 없다. 정말 문제가 없는 인사라면 어렵게 설명할 것도 없다. 자격은 무엇이었고, 무엇을 평가했으며, 왜 그 사람을 선택했는지 밝히면 된다.
말보다 자료가 빠르면 정치적 공방은 금방 힘을 잃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시의회 정책지원관 채용 문제와 7분 자유발언 운영 문제까지 붙었다. 국민의힘은 내정설과 발언 허용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고, 곧바로 민주당은 이를 의장 흔들기로 받아쳤다.
인사에서 시작한 싸움이 의회 운영으로 번졌다. 이쯤 되면 시민들은 한 가지를 더 묻게 된다. 도대체 누가 더 억울한가가 중요한가? 아니면 누가 더 투명한가가 중요한가?
정치권은 억울함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이 원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호소보다 확인할 수 있는 근거다.
더구나 지방정치의 인사 논란에는 묘한 공식이 있다. 정권이 바뀌면 전임자의 인사는 ‘보은’이 되고, 자신들의 인사는 ‘적재적소’가 된다. 야당 시절에는 ‘낙하산’이라 부르던 자리를 여당이 되면 ‘전문가 발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름만 바뀌는 셈이다.
이번 논란에서 여야가 피해야 할 것은 ‘너희도 그랬잖아’식 공방이다. 상대의 과거를 들춘다고 오늘의 인사가 깨끗해지는 것은 아님에도 말이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자료로 밝히면 된다. 오산시와 민주당이 적법하고 공정한 인사라고 한다면 역시 자료를 내놓으면 된다.
그렇게 하면 된다. 참 쉽다.
민선 8기의 잘못이 민선 9기의 면죄부가 될 수 없듯, 민선 9기의 의혹 역시 민선 8기의 전력만으로 덮을 수 없다. 정치가 자꾸 과거를 들춰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를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의 질문은 현재형이다. “이번에는 왜 그 사람입니까?”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보은’과 ‘정치공세’만 주고받는다면, 결국 남는 것은 또 하나의 정치적 소음이다.
자리에는 이름표가 붙지만, 책임에는 정당 이름표가 붙지 않는다. 잘된 인사라면 왜 잘된 인사인지 설명하면 된다. 잘못된 인사라면 누가 판단했는지 책임을 물으면 된다.
이번 오산시 인사 논란의 정답은 ‘보은’도 ‘적폐’도 아니다. 자료를 내놓고 시민이 판단하게 하는 것, 그게 가장 투명하고 빠른 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