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 화성특례시의회 의장 “의장보다 의원들이 빛나는 의회로”

24일 경기언론연대와 차 한잔 나누며 의정 방향과 화성 현안에 관한 생각 밝혀
AI 활용한 의정 지원 시스템 구상…“속기록·예산·조례·민원까지 데이터로 연결”
“좋은 정책은 돕고 잘못된 부분은 견제…시민 삶의 변화로 평가받는 의회 만들 것”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특례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새로운 의회가 되는 것은 아니죠. 결국 시민들이 변화를 느껴야 합니다.”

 

24일 오후, 경기언론연대와 차 한잔을 나누며 마주 앉은 이계철 화성특례시의회 의장은 앞으로의 의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의장이 그리는 화성특례시의회의 방향은 거창한 구호보다 ‘일하는 의회’에 가깝다. 의원들이 현장을 찾고,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분석하며, 집행부를 견제할 것은 견제하면서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에는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 이 의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차별화된 AI 활용이다.

 

속기록부터 예산까지…“AI가 의정활동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이 의장은 앞으로 지방의회도 AI와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에 쌓인 속기록과 예산자료, 조례, 민원자료 등을 데이터로 축적해 AI로 빠르게 찾아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특정 의원의 과거 발언이나 관련 예산까지 연결해 확인하고, 의원들의 정책 아이디어와 현장 민원도 체계적으로 축적해 의정활동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AI 기반 시스템이 갖춰지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대한 행정자료에서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찾아 정책 판단에 활용할 수 있어 의회의 전문성과 대응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10대 화성특례시의회에는 경험을 갖춘 14명 재선 의원과 실력을 겸비한 초선 의원 17명이 포진한 만큼 교육과 디지털 활용 능력도 함께 높여야 한다고 짚었다. 노션과 에버노트 같은 디지털 기록·협업 도구를 활용해 회의자료와 정책 아이디어, 현장 민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회의실보다 현장이 먼저…시민의 삶에서 답 찾아야!”

 

이 의장이 AI만큼 무게를 두는 것은 ‘현장’이다.

 

의정활동의 출발점이 회의실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상임위원회별 현장 방문을 정례화하고 주요 사업이나 민원 현장을 직접 찾아 문제를 확인한 뒤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는 구조에 무게를 두었다.

 

예산이나 조례를 심사할 때도 서류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시민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예산 분석과 도시계획, 복지, 산업정책 등 분야별 전문교육을 강화하고 의원과 정책지원관이 함께 공부하는 구조도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화성은 하나지만 필요한 정책은 다르다.

 

화성특례시 발전에 관한 생각도 분명했다. 이 의장은 화성을 동부와 서부, 남부로 나눠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마다 생활환경과 주민들의 요구가 다른 만큼 일률적인 정책보다 각 권역의 특성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동부권은 광역교통망과 트램 등 교통 문제가 중요하고, 남부권은 교통과 함께 복지·문화·교육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서부권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연구소, 기아자동차 등에 이어 화성의 미래를 책임질 ‘제3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서부권의 정조 역사문화 자원과 긴 해안선을 연결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관광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소비가 지역에서 이어질 수 있는 관광벨트를 만들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수원 군공항 “이전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화성 이전은 반대”

 

수원 군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명확했다. 군공항 자체의 이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화성으로 이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화성 서부지역이 가진 습지와 자연환경, 해안자원을 활용한 발전 가능성을 고려하면 군공항이 들어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이 의장의 입장이다.

 

경기국제공항 역시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민간공항을 결합하는 방식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신 화성이 가진 항만과 산업단지를 활용해 물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조특별시 “누가 중심이 되느냐보다 함께하는 게 중요”

 

수원·화성·오산의 ‘정조특별시’ 논의에 대해서는 경쟁보다 협력을 되짚었다.

 

이 의장이 보는 정조특별시는 행정구역을 합치는 개념이 아니라 정조대왕의 역사와 세 도시가 가진 문화 자원을 연결하는 문화공동체에 가깝다. 정조 관련 문화유산과 축제, 관광, 교육 콘텐츠를 함께 발굴하고 세 도시 시민들이 서로 오가며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어느 도시가 중심이 되느냐를 놓고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화성·수원·오산이 각자 가진 자원과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사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조특별시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풀어냈다.

 

“견제할 권한과 책임질 자율성 필요”

 

지방의회의 권한 강화를 위해서는 조직과 예산의 자율성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됐지만 필요한 조직과 전문인력을 스스로 설계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데에는 여전히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정책지원관 등 전문인력을 확대하고 의회사무기구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장은 특히 “조직과 인력은 집행부에 의존하면서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집행부와 무조건 대립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과 예산이라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되, 문제가 있는 부분에는 분명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좋은 지방의회 역시 집행부를 무조건 반대하는 의회도, 집행부가 내놓은 정책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의회도 아니라고 했다. 잘하는 일에는 힘을 보태고 부족한 부분은 짚어내면서, 비판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 이 의장이 그리고 있는 지방의회의 역할이다.

 

“의장이 빛나는 것보다 의원들이 빛나야!”

 

이계철 의장이 남은 임기 동안 그리고 있는 모습은 의장 개인보다 의원들이 주목받는 의회다. 특히 의욕이 넘치는 초선 의원 17명이 의정활동에 빠르게 적응하고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정책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의장으로서 앞에 서기보다 의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의원을 찾았을 때 현장으로 달려가 목소리를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의회를 지향했다. 시민들이 “의회 문턱이 낮아졌다”, “의원을 부르면 현장에 온다”라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의장이 그리고 있는 또 다른 의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언론과는 건강한 긴장 유지…결국 평가는 시민의 몫”

 

지역 언론과 지방의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원칙을 분명히 했다. 언론이 의회의 홍보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고, 의회와 언론이 서로 편의적인 관계를 맺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회의자료와 예산자료, 조례안, 표결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실에 근거한 비판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 의장이 생각하는 좋은 지방의회의 기준은 결국 시민의 삶에 있다. 청년과 어르신, 장애인, 소상공인, 농어업인, 노동자와 돌봄가족 등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회의실에서 논의한 내용이 실제 정책과 예산,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의원들이 얼마나 많은 말을 했는지가 아니라 시민의 불편을 얼마나 해결했는지,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로 의회를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언론의 비판을 통해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내는 과정이 결국 신뢰받는 의회로 가는 길이라는 게 이 의장의 의정 철학이다.

 

“특례시라는 지위보다 시민 체감이 중요”

 

24일 오후 차 한잔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 경기언론연대와의 인터뷰에서 이계철 의장이 강조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었다. 시민의 삶이 있는 현장으로 들어가고, 데이터와 전문성으로 정책을 살피며, 집행부와는 협력과 견제의 균형을 지키겠다는 방향이었다.

 

특례시라는 이름보다 ‘일 잘하는 의회’라는 평가, 의장이 앞에 서는 의회가 아니라 의원들이 현장에서 뛰고, 그 결과를 시민이 체감하는 의회. 이계철 의장이 추구하는 10대 화성특례시의회가 경기도 31개 지방자치의회의 새로운 모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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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성 대표/발행인/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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