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로비 장기 농성, 공무원노조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의장 선거 앞두고 이어진 장기 농성… 의회 자율성 둘러싼 논란 확산
"정당한 의사표현" vs "의회 고유 권한에 대한 압박"… 공적 역할 경계 놓고 엇갈린 시선

 

 

이런뉴스(e-runnews) 김삼성 기자 | 안양시의회 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공무원노조의 장기 농성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회 1층 로비에서 계속되고 있는 농성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노동조합의 활동 범위를 둘러싼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양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열린 제312회 임시회에서는 제10대 전반기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선출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개원식과 원 구성 일정도 함께 연기됐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관심은 의장 선출 불발보다 7월 2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공무원노조의 장기 농성에 쏠리고 있다.

 

노조는 의회 1층 로비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반대입장을 담은 현수막과 피켓을 내걸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노동조합이 노동환경과 처우 개선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지방의회의 고유 권한인 의장 선출 절차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의장 선출은 시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법과 회의규칙에 따라 결정하는 지방의회의 고유 권한이다. 그럼에도 외부 단체가 의회 청사에서 장기간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의회 청사 1층 로비가 장기간 농성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청사의 공공성과 의회의 독립성을 둘러싼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시민 누구나 출입하는 공공청사에서 특정 정치 현안을 둘러싼 장기 농성이 이어지는 게 과연 적절한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함께 의회 청사가 장기간 집회 공간으로 사용되는 것과 관련해 의회사무국의 관리 기준과 청사 운영 원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논란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부분은 전 안양시노동인권센터 A 전 센터장의 행보다. 현재 민간인 신분이라고 하는 A 전 센터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의장 선출과 관련한 의견과 비판을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조의 문제 제기와 A 전 센터장의 주장이 상당 부분 맥을 같이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A 전 센터장이 노조 활동을 실제로 주도하거나 지시했다는 의혹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A 전 센터장과 노조 측의 관계나 의사결정 과정 역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노조 측은 이번 농성이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 행위가 아니라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당한 의사표현이라는 입장이다. 공직사회 청렴성과 지방의회의 책임성을 요구하는 과정일 뿐,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노동조합의 역할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노동조건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조직인 만큼 의회의 인사와 원 구성 등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까지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례가 하나의 선례로 남을 경우 앞으로도 의장 선출이나 상임위원장 선출 등 지방의회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마다 외부 압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노조 역시 시민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공적 사안에 의견을 표명할 권리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의장을 의원 가운데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관련 법령과 회의규칙에 따라 의장단 선출 절차가 진행된다. 법제처 역시 무기명투표 제도의 취지를 의원들이 외부의 압력이나 영향 없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공정하게 의장을 선출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회 청사에서 장기간 농성이 이어지는 상황이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의장 선출 절차의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안양시의회는 오는 14일 본회의를 열어 제10대 전반기 의장 선출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결과와 별개로 이번 논란은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공무원노동조합의 공적 역할,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외부 단체의 영향력 범위를 둘러싼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 사진
김삼성 대표/발행인/편집인

진실에 접근시 용맹하게 전진 한다.

배너